생애 첫 월드컵 대표팀 차출을 포기하고 딸 곁으로 떠난 비운의 골키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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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월드컵 대표팀 차출을 포기하고 딸 곁으로 떠난 비운의 골키퍼 이야기
  • 이기타
  • 발행 2023.01.21
  • 조회수 2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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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아버지가 간다!"

모든 축구선수들에게 월드컵은 꿈의 무대다.

단 한 경기라도 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축구선수들.

하지만 누군가에겐 그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사연의 주인공은 독일 대표팀 골키퍼였던 로베르트 엔케.

한때 바르샤 골키퍼로도 활약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BBC
BBC

하지만 부진하며 각종 언론의 포화를 맞게 된 엔케.

끝내 발데스와 주전경쟁에서 밀리게 됐다.

Reddit
Reddit

페네르바체로 임대 시절에도 부진하며 사실상 이름만 남은 골키퍼로 전락했다.

그 무렵 대인기피증과 심한 좌절감에 휩싸였다.

Independent
Independent

그렇게 이적한 분데스리가 하노버96.

사실상 엔케 입장에선 마지막 기회였다.

절실함은 통했다.

여기서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주전으로 활약하며 내내 맹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신은 그에게 너무도 큰 시련을 선사했다.

기쁨만 가득할 것 같던 엔케에게 다가온 비보.

Daily Mail

엔케에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살 딸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희귀한 심장병을 앓고 있었다.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한 딸은 두 살 어린 나이로 하늘의 별이 됐다. 

엔케에게 다시 찾아온 무력감.

The Athletic
The Athletic

그래도 엔케는 끝까지 마음을 다잡았다.

하노버에서 내내 맹활약을 이어갔고,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

평생의 숙원이었던 독일 대표팀까지 승선한 것이다.

딸을 잃은 슬픔에서도 엔케는 모든 걸 극복해냈다.

이듬해 2010 남아공 월드컵 승선도 확정적이었던 엔케.

하지만 엔케에겐 월드컵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딸을 잃은 슬픔에 무력감은 더 심해졌다.

끝내 2009년 11월 10일, 엔케는 스스로 하늘의 별이 됐다.

그와 동시에 독일 축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FIFA

그렇게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독일 대표팀은 벤치에 엔케의 유니폼을 놓았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월드컵 무대를 유니폼으로라도 밟도록 해주었다.

이후 출전 수당을 모두 기부한 독일 대표팀.

이젠 하늘에서 딸과 못다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 로베르트 엔케.

딸의 묘비 옆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있다.

"딸아, 아버지가 간다!"

 

움짤 출처 : 중계화면

평범함은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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