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게임이라고도 불리는 풋볼 매니저 시리즈.
감독을 가상 체험할 수 있어 게임 속에선 내가 직접 퍼거슨이 될 수 있다.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물론 이전에도 비슷한 류의 게임은 존재했다.
FIFA 시리즈로 유명한 'EA 스포츠'에서 감독 버전의 게임도 내놓았다.

그 과정에서 풋볼 매니저 2001 시리즈를 즐겨한 이 꼬마.
초등학생 때부터 디스크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이 게임을 지속했다.
너무 빠진 나머지 부모님이 게임 금지 선언을 할 정도였다.

사실 이 꼬마에겐 게임 뿐 아니라 일상이 축구였다.
실제로 축구선수를 꿈꾸며 17세까지 벨기에 4부리그 유스팀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자신이 축구선수에 재능이 없다는 걸 깨달은 시점.
10대 후반에 벨기에를 떠나 영국으로 이주하며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주인공의 이름은 윌리엄 스틸.
불과 19세에 잉글랜드 구단 프레스턴의 U-15 코치직을 맡으며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딛었다.
착실히 배움의 길을 걷더니 2017년엔 정식 감독 기회까지 찾아왔다.
2017년, 벨기에 하부리그 리르서에서 첫 감독 경험을 하게 됐다.

방구석 FM 유저에서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 순간.
아예 2018년엔 벨기에 1부리그 베이르스홋에 코치 자격으로 입성했다.
급기야 2021년엔 로사다 감독이 팀을 떠나며 벨기에 1부리그 최연소 감독까지 됐다.

하지만 반 년 뒤 감독직에서 물러난 스틸.
리그앙 구단 랭스와 벨기에 명문 스탕다르 리에주에서 수석 코치로 다시 한 번 경험을 쌓았다.
그렇게 올 시즌 다시 돌아온 랭스.
수석 코치로 부임하며 메시의 활약을 코앞에서 지켜보며 흥분하기도 했다

한창 경험을 쌓던 올 시즌 스틸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10월, 전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며 감독 대행으로 임명된 것.
정식 감독은 아니지만 5대 리그에서 첫 감독으로 찾아온 기회.
더 놀라운 건 이후 벌어진 일이다.

이전까지 리그에서 1승 4무 5패로 부진에 빠진 랭스.
스틸 감독 부임 이후 4승 5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감독 자격증이 없어 랭스는 매 경기마다 3,300만 원의 벌금을 내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스틸 감독 대행의 지도력이 심상치 않아 이를 감수하고 있다.

FM 감독 경험이 지금의 자산으로 자리잡았다며 고백한 스틸 감독.
더 놀라운 건 스틸 감독의 나이다.

1992년생으로 손흥민과 동갑인 그의 나이.
대부분 선수들이 현역으로 뛰고 있지만 스틸 감독은 지도자로 기적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말 그대로 현실 FM을 이어가고 있는 과거의 유저.
FM 유저들이라면 꿈꿀 만한 그의 커리어.
앞으로 전 유럽을 호령하는 감독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